Faust

이 친구야, 과거의 시대들이란 우리에게
일곱 겹으로 봉인한 책이나 다름없어.
자네들이 시대정신이라고 부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작가 자신의 정신 속에
그 시대가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네.
(575)

좀벌레의 세계에서 온갖 쓰잘 데 없는 것으로 나를 압박하는
저 고물단지도 쓰레기가 아닐까?
여기에서 내게 없는 걸 찾아야 한단 말인가?
어디서나 인간들은 고통을 겪는다는 것,
어쩌다 하나쯤 재수 좋은 놈이 존재했다는 것,
그걸 알려고 수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
텅 빈 해골바가지야, 왜 너는 나를 향해 히죽거리느냐?
(660)

여보게, 이론이란 모두 회색빛일세.
푸른 건 인생의 황금나무지.
(2035)

세상에서 가장 꼴불견인 것은
악마가 절망에 빠져있는 꼬락서니죠.
(3370)

이러한 비참함의 심연에 빠진 게 한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이! 영원히 용서하시는 신 앞에서 사무치는 죽음의 고통을 첫번째 겪은 사람만으로도 다른 자들의 죄를 사하지 못했다는 것이! 나는 한 여인의 슬픔만으로도 뼈와 살이 깎이는 것 같은데, 네놈은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태연하게 조롱할 수 있단 말이지!(흐린 날, 벌판)

길은 없어요! 아직 가본 적도 없고,
발을 들여놓을 수도 없는 길, 바랄 수도 가볼 수도 없는 길이죠.
마음의 준비가 되셨습니까?-
열어야 할 자물쇠도 빗장도 없으며,
온갖 적막함 때문에 이리저리 방황할 것입니다.
황량함과 적막함의 참뜻을 알고 계신가요? (6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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