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렉산드리아의 필로(기원전 20 - 기원후 50)

이 유태 사상가는 기원전 20년에서 기원후 50년까지 살았고, 따라서 나사렛의 예수와 동시대인이었다. 그는 유태인의 신에 대한 믿음을 세계신에 대한 철학적 이념과 결합시켰다. 애초에는 스토아 학파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플라톤주의적이고 신피타고라스적인 학설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이때 그는 유태문화가 그리스의 그것보다 더 오래되었고 더 가치있는 것이라는 확신에 이르렀다. 유태 신앙은 참된 지혜이며, 그리스의 철학은 여기에 봉사해야 한다. 스토아 철학자들로부터 그는 유태 성서를 알레고리적으로 읽는 법을 배웠다.

그리하여 이 사상가는 초기기독교의 발전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에게 철학의 과제는 세계신을 직관하는 데 있었다. 세계신은 세계의 근원이며 모든 정신적 존재 위에 있다. 그는 민족들의 수많은 신보다 더 숭고하며, 지혜롭고 완전하며, 모든 것의 근원이자 세계의 위에 있는 존재다. 우리 인간은 이러한 세계신의 비밀을 파악할 수 없다. 그는 우리의 인식을 넘어선다. 우리는 다만 그가 어떤 존재가 아닌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그에게 속성이나 이름을 부여할 수 없다.

이러한 유일한 세계신은 세계와 우주의 외부에 존재한다. 그는 존재자와 동일하다. 세계창조자로서 그는 활동적인 힘이요 순수한 이성이다. 그는 우주 안에서 활동하며 물질을 창조했다. 물질이 악으로 물들었기 때문에 그는 물질과 접촉하지 않는다. 그는 영원한 "이념"에 따라 세계를 창조했고, 이 세계 안에 수많은 정신적 존재와 신적인 힘이 실존한다. 이들로부터 물질 세계, 즉 선한 것의 원리로부터 몰락이 표현되었다. 신성은 세계의 외부에 있는 것이다. 수많은 정신적 존재는 세계신과 인간의 매개자이다.

가장 높은 신성이 수많은 정신적 존재를 통해, 하늘의 권력과 힘을 통해 활동한다. 신은 완전한 힘과 완벽한 선의 존재이며, 세계의 사건들을 조정한다. 신성과 인간 사이의 중간존재는 신의 힘이요, 천사와 악마요, 신의 영웅과 천상의 "나라"의 영혼들이다. 세계신과 우리 인간 사이의 위대한 매개자는 신적인 "세계정신"(Logos)이다. 그는 우리를 위한 사자요 대변자로 간주되지만, 또한 천사와 정신적 존재들의 마부이기도 하다. 신적인 지혜로서 그는 가장 높은 신성 안에 거주한다.

이로써 신의 로고스는 우리 인간의 지혜의 원천이다. 세계의 창조는 신의 로고스를 통해 일어나며, 이 로고스는 "두 번째 신", 신의 첫 번째 아들"과 같다. 그는 생성된 것도 아니고, 생성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창조의 정점으로서 그는 세계 안에 있는 신의 대리인이다. 그는 성직자의 기도에 동행하며, 인간들의 죄가 용서받도록 애쓴다. 신의 창조물은 로고스의 이성의 힘을 통해 계속되며, 로고스를 통해 우리 인간은 은총과 영생을 얻는다.

세계신 안에서 세 가지 신적 힘을 인식할 수 있는데, 영원한 존재, 신의 선함, 그리고 신의 힘이 그것이다. 우리 인간은 유일한 신을 "거룩한 삼위일체"로 보며, 황홀경 속에서만 그것을 직관할 수 있다. 창조의 경이로부터 우리는 이성을 매개로 하여 창조주를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신비로운 직관 속에서 비로소 신에 대한 완전한 인식에 이르게 된다. 우리 인간의 정신은 신의 정신의 한 조각이며, 그러므로 우리의 얼굴에서는 항상 신의 빛이 비추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의 결정에 대해 우리 스스로 책임이 있다. 선한 행동에 대해서는 신의 보상을 받고, 악행에 대해서는 영원히 벌을 받는다. 죄는 인간의 삶의 한 부분이며, 우리는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달의 궤도 저 너머에 있는 우주에는 선한 천사와 정신적 존재가 살아서 활동하고 있고, 그 아래쪽 우주에는 거친 악마와 악한 인간이 살고 있다. 이 두 힘은 우리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세 가지 인간의 유형이 있다. 감각적 쾌락을 얻으려 애쓰는 사람, 정신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황홀경 속에서 신의 세계를 직관하는 성직자와 예언가가 있다. 이 마지막 유형의 인간은 이미 초감각적 세계의 시민이다. 모든 인간의 도덕적 목적은 감각세계로부터 분리되어 신비적 직관 속에서 신성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감각적 열망을 극복하는 자는 가장 높은 신적인 은총의 선물을 체험하게 된다.

고행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감각세계와 신성의 경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는 세계신에 대한 깊은 열망 속에 산다. 자신의 고유한 힘으로는 악의 권력에서 해방될 수 없다. 그러므로 선한 삶을 위해서는 신의 은총의 힘이 필요하다. 유태인의 성서의 문자들은 계속해서 알레고리적으로 읽혀야 한다. 그것들은 문자적 의미와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신비가만이 신의 비밀을 직관할 수 있다.

이리하여 필로는 유태 신앙의 보편신학을 기획한 것이며, 이 신학은 초기 기독교도들에 의해 금방 극복되고 말았다. 그는 최초로 유태인의 민족신 야훼를 보편적인 세계신으로 만들었다. 그는 신적 로고스에 대한 학설과 신의 삼위일체에 대한 표상을 발전시켰다. 유태교는 이러한 그리스의 학설을 거의 따르지 않았지만, 그리스의 학설들은 발생기의 기독교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필로는 전체 기독교의 신론에 있어서 고유한 선구적 사상가가 되었으며, 타르소스의 파울루스는 그의 이론을 발전시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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