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에드문트 후설(1859-1938)

현상학의 선구자인 후설은 메렌의 프로스니츠에서 태어났으며, 철학을 공부했으며 괴팅엔과 프라이부르크에서 가르쳤다. 마르틴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가 그의 제자들이다. 1933년 총장이었던 하이데거는 그를 유태계 혈통이라는 이유로 추방했다. 후설은 처음에 심리학적 방식으로 논리학을 해석했으나, 프레게의 영향을 받아 철학에서의 심리학주의에서 등을 돌렸다. 이제 그는 세계의 현상들에서 보편적 본질을 보려했고, 이로부터 도출된 보편적 인식을 얻으려 했다. <<순수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에 대하여>>에서 그는 초월철학의 이념을 프란츠 브렌타노의 사상과 결합시켰다. 이때 그는 실재의 이상적 구조를 찾으려 함으로써 데카르트의 근본가정과 관련 맺게 된다.

<<논리 연구>>(1900)에서 그는 누구보다도 밀에 의해 옹호된 심리학적 논리해석을 비판했다. 후설에게 논리의 법칙들은 귀납적 인식을 통해 성립할 수 없는 것이었고, 참된 것으로 간주되는 경험에 독립적인 것이었다. 판단에서 의도된 것과 주어진 것 사이에 완벽한 일치가 성립할 때 그 판단은 참되다고 한다. 철학은 이제 사태의 인식 가능성에 대한 오랜 질문을 뒤로 하고 사태와 현상 자체로 향해야 한다. 현상학의 과제는 현상들 속에서 지적 직관의 대상으로서의 보편적 사태연관을 가시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적 직관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상황을 전적으로 도외시하는 현상학적 환원이 필요하다. 브렌타노와 함께 후설은 우리의 표상과 판단으로 하여금 항상 대상을 향하게 하는 의식의 지향성에 대해 믿었다. 논리학은 이상적 사태의 연관에 관계되는 학으로 규정된다. 합리주의적 인식이상을 따를 때 철학은 엄밀한 학으로서 가능해진다. 이때 인식 행위와 인식 내용의 구별이 행해져야 한다. 그 말의 완전한 의미에서 지식은 판단이 명증할 때에만 존재하는 것이다. 판단 속에서 의도된 것에 완전히 도달될 때 이러한 명증성은 성립한다.

철학은 이러한 요구를 지탱함으로써 순수하고 절대적인 인식에 대한 인류의 비교불가능한 요구를 대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규정적 진리에 대한 요구를 포기하는 사람은 곧장 회의주의적 상대주의로 빠지고 만다. 이러한 상대주의는 소박한 상대주의나 역사주의와 마찬가지로 결정적으로 거부당한다. 그에 대한 반대입장으로서 지적직관의 개념이 등장한다. 진리의 왕국은 해석의 방법으로 직관된다. 직관된 본질을 언어를 매개로 표현하는 것이 철학의 과제일 것이다.

후기로 갈수록 후설은 칸트의 초월철학에 근접해 간다. 인식과정에 있어서 모든 대상들은 인식하는 주체에 의해 구성되므로 그 구성의 방식이 더욱 면밀히 고찰되어야 한다. 인식하는 주체에 의한 대상의 구성은 정서적 행위와 체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의 자아는 거대한 세계에 포섭되어 있는 다양한 세계들을 파악하고 해석한다. 이 세계들은 원칙적으로 대상적 존재에 대해 우위에 있는 순수 의식에 속해 있다. 그래서 현상학은 초월적 의식의 연구로 이해되며, 이때 그것은 본래적으로 주어져 있는 각각의 직관이 우리 인식의 원천이라는 원리를 따른다.

인식의 대상은 지향적 행위의 내용으로 경험된다. 초월적 환원을 통해 소급되는 순수의식은 그러나 심리학적 의식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후설은 그가 외부 세계의 존재를 인식하는 주체에 독립적인 것으로 완전히 인정하지 않고 이로써 하나의 유아론적 이론을 가르쳤다고 하는 비난을 받으며 살아야 했다. 그래서 그는 시종일관 데카르트의 주체철학을 옹호하면서 칸트의 근본적인 통찰과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왜냐하면 칸트는 우리가 우리 자신과 관계맺는 것은 대상과의 관계에 앞서 혹은 그것과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현상학은 분명히 초월철학의 심리학화로 기울어진다. 그래서 현상학은 철학과 심리학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 위험을 안고 있다. 자신의 마지막 사유 단계에서 후설은 태동하는 실존철학의 영향 하에 자신의 관점을 변화시킨다. 이제 본질직관의 이상적 구조를 더 이상 주어진 것이 아닌, 항상 생활세계라는 문맥 속에서 발생하는 이상화의 결과로 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생활세계는 대개의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해석들을 통해 관철되는 것이다. 현실의 의미가 이러한 이상화에 의해 은폐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항상 위기의식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제 학문의 세계를 구성된 것으로 이해하고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에 대한 사유와 관련시키는 것이 철학의 과제로 주어진다. 이러한 주체는 객관에 대한 해석과 평가 속에서, 현전하는 것에 대한 기획 속에서, 목적의 실현 속에서 구현된다. 경험 세계는 사물과 가치, 목적과 행이의 지평으로 간주되며, 이것들은 정신적 반성을 통해 비로소 의미와 타당성을 얻는다. 그래서 객관으로의 현상학적 전환은 우선 인식론과 철학적 방법론의 우월성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학파는 "사태 자체로"를 원했으며, 나중에는 가치들과 실재의 본질들도 "사태"에 속하게 된다.

후설은 플라톤적으로 강하게 채색된 현상학을 열었으며, 다음으로는 칸트의 초월철학과 관계 맺었고, 마지막에는 생활세계에 대한 사유로 방향을 돌렸다. 그는 오랜 정신적 발전과정을 거치며 여러 학파들의 자극제 역할을 하였다. 실존철학은 그의 단초들을 부분적으로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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